뚜뚜!~
-상담원 : 믿음을 드리겠습니다. GS홈쇼핑 김지혜 입니다~ ^^;;;
-고객 : 여보세요?
-상담원 : 안녕하세요 고객님~ 무엇을 도와드릴까요??
-고객 : 반품하려구요
-상담원 : 반품 말씀이세요?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..... 지역번호 포함한 자택 전...........
"순간 말을 끝마치지 못한 채 멍하니 모니터에 떠있는 낯익은 이름을 보았습니다."
-고객 : 여보세요???
-상담원 : 아~!! 죄송합니다~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십니까??
-고객 : *** - *** -**** 인데요...
-상담원 : 예..... * * * 고객님 맞으십니까??
-고객 : 네...
"제 목소리는 처음 콜을 받던 그날처럼 가볍게 떨리고 있었습니다."
-상담원 : 어떤 상품 반품하시겠습니까??
-고객 : 템플러 북이요...
-상담원 : 예...템플러 북 말씀이세요?? 죄송하지만,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드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??
-고객 : 제가 생각 했던 책이 아닌 것 같아요. ..아이가 읽기엔 조금 어려울 것 같네요....
-상담원 : 예....아이에게 좋은 선물 하시려 했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.
아이가 아직 어린가봐요, 고객님?
-고객 : 3살이예요...
-상담원 : 예....그러세요?......
"아이가 3살이랍니다...
늦은 밤 반품을 위해 연결된 고객은.....
19살...오래 전 그때 내게 처음 시작된 처음 사랑이었습니다... 서로 힘이 들때 힘이 되어주던.....
내 인생 맨 끝에 분명히 함께하고 있을 거라 믿었던 사람. 3년 전 모든 게 힘들었을 때...
더 힘들기 싫다면서 보내버렸던 사람....
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꼭 내 뒤에서 날 지키고 있어 줄 꺼라 자만스런 믿음을 갖게 했던 사람....
나 아니면 안 될 꺼라 믿었던 사람....
그렇게 내 가슴속에 머물던 사람....
언젠간 꼭 다시 날 찾아 줄 꺼라고 믿던 사람..... 그 사람이었습니다.
갑자기 모니터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. 뿌옇게 변하는 게 눈물이 고이고 있었습니다.
하지만, 전 최고의 고객서비스 전문가입니다.
고인 눈물이 흐르기 전에 쓰~윽~ 닦고,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반품처리를 끝마쳤습니다."
-상담원 : 필요하신거나 불편하신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전화주세요.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~
-고객 : 고맙습니다. 친절하시네요...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??
-상담원 : 고맙습니다 고객님~ ^^.. 제 이름은 김! 지! 혜! 입니다~ -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그 사람과의 잠깐의 침묵....그리고,,,,
-고객 : 제가 아는 사람과 이름이 같네요...
-상담원 : 그러세요?? 제 이름이 좋은 이름이라 좀 흔해서 그렇습니다~
-고객 : 예...그런 것 같네요... 늦은 시간인데 수고하세요...
-상담원 : 고맙습니다~ 고객님도 편안한 시간되시고 항상 행복하시구 건강하세요...
"전화가 끊기고 헤드 셋 저편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걸 느꼈을 때,
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.
혹시라도 나 라는 걸 알아버렸으면 어떻게 하죠?? 안 되는데...
그 사람.... 나 아니면 안될 것 같은 사람이었는데...
그 사람은 어떻게 나 아닌 다른 이와 어떻게 사랑을 했을까요??
지금의 나는 사랑이 뭔지도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데....
그 사람은 지금 한 여자의 남편.... 그리고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었습니다.
사랑은 변하는 건가 봅니다. 그런데 왜 내 사랑은 변하지 않는건지 모르겠습니다.
그래도 이제 덜 힘들어 할수 있어서 다행입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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